2009년 11월 10일
[wine] 와인은 눈으로 맛을 본다
와인을 잔에 따랐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색깔이다. 와인은 맛 이전에 시각적인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이물질 없이 맑고 투명하면서도, 보석 같은 빛의 반짝임이 보여야 한다. 특히 샴페인(발포성 와인)은 시각적인 요소가 품질에서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샴페인은 자체가 수정같이 맑고 투명해야 하며, 그 가운데 미세한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오는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핑크색을 띠는 로제(Rose) 와인 역시 색깔의 아름다움이 생명이긴 마찬가지다. 로제는 오렌지빛이나 보랏빛이 아닌 아름다운 핑크빛이어야 한다.
레드 와인의 색깔이 초콜릿 색깔이거나 화이트 와인이 갈색인 경우, 또 와인이 뿌연 경우라면 그 와인에 어딘가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다. 화이트 와인은 갓 만들었을 때 연두빛에 노란색이지만, 오래될수록 그 색깔이 진해지면서 황금빛이 됐다가 최종적으로 호박색, 즉 옅은 갈색으로 변한다. 레드 와인은 역시 처음에는 아름다운 보라색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랏빛이 사라지고 붉은빛을 띠다가, 최종적으로 초콜릿 색깔이 된다.
와인에 약간 나쁜 냄새나 맛이 느껴지더라도 그런 대로 마실 수는 있다. 그러나 오염됐거나 변질된 와인을 만날 때는 마시는 즐거움이 반감되고 반감되고 만다. 그래서 와인은 좋은 향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맛이라고 느끼는 것은 입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은 코에서 느끼는 것과 합쳐진다. 때문에 와인에 있어 향이란 바로 품질을 상징한다. 좋은 와인은 ‘아로마’(Aroma)라는 포도의 향과 ‘부케’(Bouquet)라는 와인의 향이 있어야 하며, 바람직한 향이 오래 지속돼야 한다.
좋은 와인은 삼킨 다음에도 우아한 향과 맛이 변하면서 복합적인 향이 오래 유지된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첫인상에서 느끼는 단일한 향미가 좋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향 속의 향, 즉 복합성을 느끼며 이를 즐긴다. 쉽게 말하면 서로 다른 맛과 향이 있으면서 일부 숨어 있는 맛과 향을 찾아내는 과정을 말한다.
와인은 모든 성분이 풍기는 향미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스위트 와인이라면 단맛은 신맛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맛이 심심해진다. 드라이 와인은 너무 맛이 거칠고 야성적이면 안 된다.
그리고 적당한 바디(입안에서 느끼는 촉감)가 있어야 한다. 바디가 약하면 와인은 약한 맛이 된다. 갓 만든 와인은 신선하고 경쾌한 느낌을주면서 포도 향을 듬뿍 내뿜어야 한다. 반면 오래된 와인은 숙성되면서 점차적으로 특유의 향을 형성해 깊은 맛을 자아내야 한다.
갓 만든 와인에서 나는 과다한 오크통 향미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차 부드러워지면서 와인 본연의 맛으로 바뀐다. 향과 맛 외에 더 추가될 요소로는 각 와인이 지닌 미묘한 개성을 들 수 있다. 화이트 와인에서는 글리세린 같은 부드러움이, 레드 와인에서는 쓴맛과 떫은맛의 조화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와인의 모든 특성이 맛보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맛이란 개인에 따라 다르다. 우리들의 입맛이 전문가의 입맛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와인이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입맛은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남들이 좋다고 해도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와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맛을 알아갈수록 와인에 대한 느낌도 남들과 닮아 가게 된다. 점차 와인 맛을 알아간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처음 오페라를 볼 때 음악과 스토리가 뒤섞인 것 같이 느끼지만, 클래식 음악을 배우고 즐기게 되면 오페라를 더욱 좋아하게 된다. 많이 알면 알수록 그것을 더 즐기고 깊은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 by | 2009/11/10 13:56 | Encyclopedia | 트랙백 | 덧글(0)



